과학적 자기 개발과 영적 수련

분류없음 : 2011.12.26 12:09   By LiFiDeA
최근의 사고 이후에 삶의 태도가 조금은 달라졌습니다. 복잡성은 줄이고, 느슨함은 조이고, 형식보다 좀더 본질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달라진 저의 삶의 태도는 오랬동안 저의 관심사였던 자기개발'에 대한 접근법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시스템과 측정을 통한 자기 개선

지난번 Deliberate PracticeSelf-Tracking에 대한 포스팅에도 썼지만, 그동안 저의 믿음은 '문제인식->측정->개선'이 반복되는 효과적인 시스템을 통해 각 개인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법론을 개별 활동을 넘어서 삶 자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정량적 측정을 통해 사실을 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개선책을 도출하며, 마지막으로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하는 이러한 접근 방법은 소위 자기개발의 과학화하고 하겠습니다.

저는 자기개발서에서 읽은 '지식'을 무비판적으로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측정에 기반한 과학적인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자기 개발이라는 주제가 과학적인 접근만으로 해결되는 것이냐'는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자기개발의 대상은 인간이며, 인간은 이성만으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는 자각에서 출발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시스템적인 자기개발은 무엇이 '옳은지'를 알려주지만, 옳은 일이 꼭 하고 싶은 일이라는 법은 없습니다. 또한 마음의 상태에 따라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의식 자체가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즉, '실천'이라는 단계에 다다르지 못한다면 측정을 통해 도출한 해결책이 무용지물이 되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자칫 과도한 자의식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이런 저런 판단을 내리다보면 작은 성취에 우쭐해져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게 될수도 있고, 이와 반대로 자기 비판의 함정에 빠져 변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빼앗길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를 대상화하는 접근법이 더 큰 정신적인 낭비와 혼란을 가져오는 셈입니다

영적인 수련을 통한 자기 개선

과학적 자기개선 방법의 한계에 대한 해법으로, 최근에 영적인 수련에 대한 책을 읽고 있습니다. Zen Buddhism, Mindfulness Training, Spiritual Teaching등 다양한 이름이 있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다룹니다. 형태와 근원은 다르지만 가르침의 내용은 신기하게도 유사한데, 이 중 몇가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눈에 보이는 형상은 유한하며, 형상에서 오는 만족감 역시 유한하다.
-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현재뿐이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집착은 무익하다.
- 특정한 생각이나 감정에 사로잡히는 대신에, 이를 판단하지 않고 관찰해본다.

영적인 수련에서는 위와 같은 가르침을 실천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고, 나아가서는 차원높은 인식에 (enlightenment)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존재의 순간 순간이 기쁨이 되고, 어떤 행동을 해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그런 경지 말입니다. 이는 결국 자기개발서에서 말하는 '자신의 잠재력이 최대한 실현된 상태'의 다른 표현일 것입니다. 

처음에 이런 책을 읽었을 때 저는 이를 자기개발법의 일종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적인 수련은 문자 그대로 지성의 치원이 아닌 영성의 차원을 다룬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자기관리 방법론에서는 특정한 벙법을 지식으로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영적인 수련에서는 인간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이미 다 알고 있으며, 단지 마음의 혼란과 소음이 이런 본성을 가리고 있다고 가르칩니다. 

궁극적인 해답을 찾아서 

과학적 접근과 영적인 접근 중 무엇이 더 타당한 접근법일까요? 전자는 객관적인 자기 인식이 측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믿는 반면, 후자는 자기 내면을 편견 없는 마음으로 주시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전자는 도출된 해결책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함으로써 자기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후자는 순간순간 마음을 비우고 좀더 차원높은 인식에 도달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얼핏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 두가지 방법을 조화롭게 융합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활동이 이성과 직관(마음)의 조화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출발해 봅시다. 예컨데,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서 좀더 객관적이고 포괄적인 자기 인식에 도달하고, 이를 직관의 힘을 빌어 검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행동 원칙이 도출된 후에, 마음의 훈련을 통해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마음 상태를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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