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의 홍수 시대에 살아남기

Essay : 2010. 11. 21. 12:11   By LiFiDeA
트위터 타임라인 5일치 따라잡는데 한시간 소요. 좋은 글을 많이 읽었지만, 절대 양보다도 지나치게 다양한 종류의 정보가 머리를 채워 복잡해지는 느낌. SNS는 일과중보다는 자투리시간에 하기 좋은 활동. 그래서 '막간'에 강한 스마트폰이 최적인 듯. 

@sokion: @lifidea 지나치게 동감해요. 이런 무작정 리스트 말고 뭔가 색다른 접근이 필요한 것 같은데. Priority Inbox같은 분석 툴도 필요해요. 트위터 가끔 들어오는 저로선 타임라인 따라잡기는 거의 불가능한 지경.

최근에 트위터에서 후배와 주고받은 대화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소셜 미디어(Social Network Service -- SNS)의 등장이 그 장점만큼이나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 같습니다. 하루에 몇 시간을 투자해도 소화하기 힘든 양도 문제이지만, 다양한 채널 (블로그/트위터/페북)에서 온갖 종류의 정보가 동시에 쏟아진다는 점이 더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한번에 한가지의 정보를 소화하는 독서와 달리, 트위터 메시지 각각에 담기는 전혀 다른 정보를 한꺼번에 소화하는 일은 더 큰 부담(Cognitive Overhead)으로 느껴집니다. 예전 글에 썼듯이, 잦은 Context-switching은 컴퓨터뿐만 아니라 두뇌에도 힘든 걸까요?

그거, 안 하면 안되나?

그런 이유에선지 많은 사람들이 아예 SNS를 멀리합니다. 대부분 시간 소모와 Distraction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지식 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SNS에서 얻는 정보는 포기하기에 너무나 값진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자라면 주변 연구자들의 관심사 및 산업 동향등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어야 적절한(Relevant) 연구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굳이 연구자가 아닐지라도, SNS에서 얻는 정보는 뉴스에서 접하는 것보다 더 깊이있고 정제된 것이 많습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하는 뉴스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정보원으로부터의 선별을 거친 컨텐츠이니까요.

또한 정보의 생산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면, 블로그와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SNS는 '전문가'의 정의를 바꾸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신문 및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이 전문가였다면, 우리 시대의 전문가는 구글 검색에 해당 키워드를 쳤을 때 가장 먼저 나오거나 블로그 구독자(트위터 팔로워)가 가장 많은 사람이 아닐까요? 자신의 분야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이를 널리 전파할 수 있는 능력이 전문가의 핵심 경쟁력을테니까요. 많은 파워블로거들이 책을 출판하고 강연을 다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SNS는 이미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SNS를 피할 수 없다면 효과적인 소비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저의 경우, 양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번에 45분 정도의 시간을 정하고 그 기간 동안에 가능한 분량을 소화한 후, 나머지를 포기하거나, 나중을 위해 Instapaper등에 저장합니다. 피드 구독에 가급적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고, 한 시간 이상을 넘기지 않으려 합니다. 또한, 피드를 추가할 때마다 하나씩 제거한다는 원칙을 세워, 매일 소화하기 힘든 양이 쌓이는 일을 막으려고 합니다. 

종류의 다양함에서 오는 문제는 채널별로 다른 컨텐츠와 소비 패턴을 도입함으로써 해결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는 주로 연구 등 Professional Communication을 위해 활용하고, 트위터는 트렌드 및 뉴스를 따라잡는데 사용합니다. 예컨데 기술 트렌드 관련 훌륭한 블로거도 많이 계시지만, 블로그 대신 그분들의 트위터 피드를 팔로우합니다. 또한, 구독하는 블로그의 종류가 다양하기에, 한번에 한 종류의 피드만을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예컨데, 검색 관련 블로그들) 이렇게 하면 한번에 지나치게 많은 종류의 정보를 소화하는데서 얻는 피로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동적인 정보 습득 대신에 비판적이고 능동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블로그 포스팅에 답글을 남기고, 관심이 가는 트윗은 리트윗합니다. 소통도 소통이지만, 이렇게 하면 주어진 정보의 옥석을 가리고,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정보 홍수의 시대에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능력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SNS를 통한 배움이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식으로 기록을 남기면 지식 축적에도 도움이 됩니다. 

자동화된 솔루션은 없을까?

위에서는 사용자의 소비 습관에 촛점을 둔 해결책을 언급했지만, SNS는 자동화된 검색 및 필터링 기술을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가 아닐까요. 특히 개인적인 메시지와 퍼블릭한 트윗이 공존하는 트위터를 쓰다보면, 사용자에 따른 트윗의 중요도를 구분해서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최근에 Gmail의 Priority Inbox를 사용하면서, '어떻게 이런 기능이 없는 이메일을 쓸까?' 생각했었는데, 이메일보다 훨씬 메시지의 양도 많고 (이와함께) 노이즈도 많은 SNS에서 훨씬 필요한 기능이 아닐까 합니다. 

이상적인 형태의 솔루션은 모든 채널에서 수집되는 정보를 모아 토픽별로 자동 분류하고, 노이즈 및 중복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거한 후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순서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마치 정보 수집 및 분류에 능통한 똑똑한 비서가 한명 있는것 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일단 읽은 내용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향후에 관련 글이 다시 들어오면 remind시켜준다면 지식의 축적이라는 측면에서 도움이 되겠군요. 이런 서비스가 있다면 사용자의 취향에 대해서도 잘 알테니, 새로운 정보원을 발굴해서 보여줄 수도 있겠군요. 

최근 논문을 살펴보니, 각 서비스 유형 별로 (포럼 / 트위터 / 블로그) 컨텐츠를 필터링하는 테크닉에 대해서는 연구가 되어 있지만, 한 사용자의 소셜 미디어를 통합 관리하는 주제를 다룬 연구는 아직 없군요. 개별 미디어의 필터링은 Collaborative Filtering이라는 분야에서 다루지만, 이렇게 개별 사용자 중심에서 정보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은 저의 주 관심사인 개인 정보 관리(Personal Information Management)라는 분야의 연구주제입니다. 

제 예전 논문에서는 데스크톱 검색을 다루었지만, 개인 정보 관리의 무게추가 인터넷(cloud)으로 옮겨간 요즈음, 연구 측면에서도 더 관심이 가는 주제입니다. 사실은, 위에서 언급한 SNS 기반 지식관리와 관련된 프로젝트가 지난번 글에 언급한 Rails 개발입니다. 조만간 이 프로젝트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써볼 생각입니다. 

여러분은 소셜 미디어의 홍수를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가요? 혹시 유용한 툴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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