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IR) 연구자의 경쟁력은?
검색연구동향 :
2010. 2. 10. 12:40 By LiFiDeA
최근에 서머 인턴직을 구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불경기에 MS와 야후의 웹 검색 통합 건으로 말미암아 검색 연구자로서 구직에 좋은 시기는 아닙니다. 어쨌든 몇 번의 전화 인터뷰를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습니다. 연구자로서 발전하고 논문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젠가는 구인 시장(Job Market)에 나가는 '상품'으로서 최대한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문가로서 스스로의 시장 가치를 높여야 좋은 환경에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와중에 생각하게 된 것이 검색(Information Retrieval) 연구자로서의 경쟁력이었습니다. 구직시장에서 검색 연구를 했다는 것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 검색 연구자로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중에 어떤 연구를 하던간에 제가 학문적 기초를 닦은 분야는 검색 연구이기 때문입니다. 대학 때 복수전공했던 경영학이 남겨준 문제의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검색 연구의 주된 내용은 (주로 질의로 표현되는) 사용자의 정보욕구에 맞는 문서(혹은 다른 대상)를 찾는 모델을 만들고 평가하는 것인데, '사용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서도 실제 대부분의 시간을 통계나 기계학습 기법을 학습하고 구현하는데 보내는게 보통입니다. 이처럼 학제적인 성격이 강한 까닭에, 검색학을 전통적인 학문의 분류에 넣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런 어중간한 포지션을 가진 경우 위험성은 어느 한 분야에서도 전문가 대접을 받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인간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가 필요한 사용자 연구나, 탄탄한 수학적 기초를 요구하는 기계학습이나 한 우물만 파도 깊이를 얻기 힘든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회사나 학교에서나 전문성이 뚜렸한 인재를 원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두가지를 겸비했다는 것이 장점이 될 때도 있습니다. 전체를 아우르는 폭넓은 시야나, 한쪽 분야의 전문성을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데서 나오는 문제해결력 등은 두가지 이상의 전문성을 갖출 때 나옵니다. 대부분의 검색 연구가 사용자의 행동을 모델링하고 이를 검색 모델에 반영한 결과물이라는 점은, 검색 연구자가 갖는 유니크한 포지션이 갖는 장점을 대변합니다. 사용자 연구 전문가라면 문제의식을, 기계학습 전문가라면 해결책을 갖추었겠지만, 검색 연구자는 두가지를 모두 갖추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PageRank로 대표되는 다양한 속성(feature)들, Language Modeling을 포함한 다양한 검색 모델들, TREC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평가 데이터와 기법은 검색 연구가 쌓아올린 고유 영역입니다. 계속 쏟아져나오는 새로운 서비스와 사용자 환경이 새로운 검색 및 평가 기법을 필요로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검색이라는 연구분야의 장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하는 분이라면, 아니 어떤 식으로든 지적 자산을 쌓아가는 지식 근로자라면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일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드넓은 학문 (혹은 산업) 세계에서 갖는 위치를 정확히 아는 것은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좀더 현명한 판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최근 후배의 블로그에서 읽은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연구자의 포지셔닝이라는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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