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취업'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4.30 미국 IT회사 면접기 (1) -- Winning Attitude (4)
  2. 2011.12.06 미국 대학 교수직 지원을 시작하며 (6)

다른 졸업학년도의 대학원생들처럼 저도 올해 많은 시간을 Job Search에 투자했습니다. 처음에 Academic / Researcher Job을 찾는 것으로 시작하여, 나중에는 Industry / Engineering Job으로 구직의 폭을 넓혔습니다. 지난 2주간 A9 (아마존의 검색회사), Amazon, Microsoft, Google과 Facebook면접을 다녀오는 것으로 on-site인터뷰를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아직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곳도 있지만, 만족스러운 오퍼를 이미 받았고, 최선을 다했다는 확신이 들기에, 지난 시간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몇 번의 포스팅을 통해 지난 6개월간의 여정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아무래도 최근에 기술회사 면접을 다녀왔기에, 글의 초점이 그쪽에 맞춰질 것 같습니다. 오늘은 우선 '구직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Be a Learner, not a Shopper


지난 포스팅에서도 밝혔지만, 처음부터 Job Search를 직업 시장에 나가는 Shopper (혹은 Shoppee)보다는 대학원 시절 배움의 연장으로 생각하는 학습자(Learner)의 자세로 임하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학습자의 자세는 매 순간 최종적인 '결과'보다는 과정에서의 '배움'을 소중히 하는 것입니다. 평생의 (적어도 몇년간의) 진로가 결정되는 구직 전선에서 '배움'을 운운하는 것은 굉장히 Naive한 태도로 보입니다. 구직은 다른 어떤 일보다도 '결과'가 명확하게 엇갈리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지난 6개월을 돌이켜 보았을때, 이런 학습자의 태도는 가장 크게 도움이 되었던 요인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특히 박사 졸업생의) 구직은 대부분 장기전입니다. 저의 경우 작년 말 미국 내 교수직 지원을 시작으로, 올해 초 기업체 연구 개발직으로 지원의 폭을 넓혔습니다. 그 과정에서 좌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있었기에, 실패를 거울삼아 계속 뭔가를 배우고 개선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당장의 인터뷰 결과에 연연하기보다는, 학교 / 연구소 인터뷰 준비는 관련 분야의 논문을 읽는 기회로, 그리고 회사 인터뷰는 알고리즘 / 코딩 스킬을 연마하는 기회로 생각했습니다.


또한 '과정에서의 배움'을 중시했기에 처음에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곳을 시작으로 꾸준히 더 어려운 곳을 공략했습니다.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적당한 난이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렇게 차근차근 Bar를 높였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과정에서 계속 배워나갈 수 있지 않았나 합니다. 특히 Problem Solving이 주가 되는 기술 면접에서는 처음 몇개의 회사에서 쌓은 경험이 나중 인터뷰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학습자의 태도'는 기술 면접 현장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나중에 좀더 자세히 쓰겠지만, IT 회사의 기술 면접은 알고리즘 / 시스템 디자인 등의 문제를 가지고 구직자의 문제 해결력을 평가하는 과정입니다. 이때 평가의 중심이 지식보다는 사고력, 결과보다는 해답에 이르는 과정이기에 지나치게 긴장을 하거나 사소한 실수에 좌절하는 것은 치명타가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도 위에서 언급한대로 점점 난이도를 높여가며 각각의 인터뷰를 '배움의 기회'로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요약하면 인터뷰 준비, 스케줄링, 그리고 현장에서까지 '학습자의 태도'를 가졌기에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즐길 수 있었고, 또한 후회없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처음부터 결과에 집착했다면 체계적인 인터뷰 스케줄을 짜는 것도, 또한 현장에서 마음편히 인터뷰에 임하는 것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Be Proactive, not Passive


어떤 의미에서, 구직 과정은 지원자와 조직간의 긴 '헙상'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지원자가 조직에 지원하는 것으로 프로세스가 시작되기에, 이 과정에서 지원자는 조직이 부과하는 여러가지 Rule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인터뷰 과정에서 중요했다고 생각되는 또 하나의 태도는 이처럼 주어진 Rule을 따르기 보다는 최대한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어가려고 노력했던 점입니다. 구체적인 설명은 저의 인터뷰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Google의 첫번째 전화인터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다른 많은 회사들처럼 Google은 온라인 문서 공유 시스템을 사용하여 코딩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인터뷰 시작과 함께 사용할 언어를 정하는데, 인터뷰어가 대뜸 C를 사용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오래전에 C프로그래머로 일한 경력이 있지만, 대학원에서는 주로 Ruby / Python / R등의 스크립팅 언어를 사용해 왔고, 시간안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인터뷰의 특성상 손에 익지도 않은 C코드를 짜는 것이 불리한 조건이라는 것은 자명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그냥 인터뷰가 시킨대로 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저는 인터뷰시 사용할 언어가 대부분의 경우 flexible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Python으로 하겠다고 버텨서 인터뷰어를 다시 배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두번째 인터뷰어와의 전화 면접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언터뷰어와의 소통은 주어진 인터뷰 시간의 범위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많은 경우 리쿠르터는 인터뷰 이전 / 이후에 인터뷰어의 이름 혹은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으며, 또한 어떤 회사는 이를 정책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인터뷰어에게 직접 물어보면 연락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인터뷰 내용에서 보충할 내용이 있는 경우 가능한 시속하게 Follow-up메일을 보냈습니다. 전화 면접시 시간내에 코딩을 끝내지 못한 경우가 있었지만, 인터뷰 직후 5분안에 이를 끝내서 바로 메일을 보냈고, 즉시 인터뷰어의 고맙다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만약 위 상황에서 제가 저에게 부과된 '규칙'에 순응했다면 아마 다음 단계에 가보지도 못하고 탈락했을 겁니다. 이밖에도 저는 인터뷰가 끝난 후에 채용 담당 매니저와 추가 면담 시간을 요청하여 조금 더 필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또한 점심 인터뷰 장소가 어수선한 경우 좀더 조용한 곳으로 옮겨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요약하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되, 회사에서 정해주는 여러가지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그때그때 요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Epilogue


이번 글에서는 미국 IT회사 기술 면접을 중심으로, 구직에 임하는 태도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전화에서 방문 인터뷰까지 두달 가량을 보내었지만, 대표적인 IT회사를 방문하여 이야기를 듣고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점은 큰 수확이었습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해왔던 코딩 / 알고리즘 관련 스킬을 면마할 수 있었던 점은 보너스라고나 할까요. 


예전에 유학 준비기에도 썼지만, 유학이든 구직이든 당장의 보상에만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에게 어울리는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스스로 왜 그 포지션을 원하고, 어떻게 잘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본 후에야, 면접관에게 이점을 납득시킬 수 있을 겁니다. 주어진 기술적 문제를 잘 푸는것도 중요하지만, 학교든 기업이든 자신의 조직 및 관련분야에 열정을 가진 사람을 뽑기를 원하니까요.


p.s. 다음번에는 면접에 관한 좀더 구체적인 Tip 및 준비방법을 올릴 생각입니다. 그전에라도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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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겨울인데 이곳 보스턴은 봄같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에 내년 졸업을 앞두고 다시 본격적으로 진로 탐색 (여기서는 I'm on the Job Market이라고 표현합니다)에 나선 상태입니다. 현재로서는 미국의 학교 및 회사 자리를 모두 준비하고 있는데, 내년 가을에 채용하는 교수직의 경우 연말이 지원 마감인 경우가 많아서, 최근까지 숨가쁘게 각종 서류를 준비해서 첫 학교에 지원서를 내고 숨을 돌리는 찰나입니다. 

처음에는 교수직 지원을 아예 하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대학원 생활을 이미 경험한 저에게는 연구 및 수업 이외에도 여러가지 잡무에 시달려야 하고, 연구에 필요한 환경이나 (특히) 사용가능한 데이터 측면에서도 열악한  '학교'라는 환경이 그렇게 탐탁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하고픈 연구의 방향이 분명해지고, 이를 최대한 자유로운 환경에서 좆고 싶다는 생각에 학계에 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배운 것을 최대한 다양한 커뮤니티의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도 컸습니다. 데이터 등의 문제도 Crowdsourcing등으로 상당부분 해결되는 것 같고요.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굉장히 늦은 결심을 하고, 교수직 지원 서류를 준비하면서 참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일단 재미있는 것은 요구 서류가 대학원 지원 때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학교에서 1) 이력서(CV) 2) 연구계획서 3) 수업계획서 4) 추천서 등을 요구하는데, 3)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학원 진학 준비시에 필요한 사항입니다. 교수나 대학원생이나 역할은 다르지만 연구 활동에 종사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일까요?

5년 전에 준비했던 서류를 다시 쓰면서 그동안 대학원에서 무엇을 배웠나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난 번 글에도 썼지만, '연구'라는 활동을 맛보기에도 바빴던 시간이 아니었나 합니다. 뭔가 정신없이 계속 읽고 실험하고 쓰면서 '어떻게 하는구나'는 배운 것 같은데, 아직 어느 한가지도 만족스러울 정도는 못되는 것 같습니다. 1~2년차 대학원생들의 서투름을 보면서 '나도 저랬었나' 싶다가도, 존경하는 교수님들을 보면 '나는 언제 저렇게 하나' 하는 식입니다. 

문제는 마음속으로는 이런 애매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더라도, 스스로 굉장히 자신감에 찬 상태로 지원서를 작성하고, 인터뷰에 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학 관련 글에서 밝혔지만, 설득력있는 연구계획서를 쓰는 것,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내적인 확신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함을 겸비해야 하겠지만, 우리 문화권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겸손한 듯 하니까요 ;)

마음이란 녀석이 참 재미난 것이, 또 이렇게 자기 최면(?)을 걸다보면 스스로 '난 썩 괜챃은 연구를 하고 있다'고 믿게 됩니다. 사실, 스스로 하는 일의, 그리고 자기 자신의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하고 키우는 것이 어찌보면 중요한 능력이 아닐까요. 특히 연구처럼 불확실성 및 재량이 큰 분야에서는 스스로를 믿고 우직하게 가는 것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의구심이 들 때마다 프로젝트를 중단해왔다면, 저의 경우 지금까지 끝낸 프로젝트가 하나도 없었을 테니까요.

한가지 조언

마지막으로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직 지원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조언'을 드릴 입정은 아닙니다만, 대학원에 계시면서 연구직, 특히 학교쪽으로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는 연차에 관계 없이 가능한 빨리 교수 채용정보 등을 많이 접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1) 어떤 분야에 주로 채용공고가 나는지 2) 어떤 종류의 자격요건을 요구하는지 3) 이를 최대한 충족하기 위해 남은 대학원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등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전공 분야별로 채용 공고가 모이는  홈페이지는 어렵지 않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컴퓨터 사이언스 쪽은 cra.org) 참고로 교수직에 지원하겠다는 결정을 올 여름에서야 내린 저의 경우, 만약 이런 채용 정보를 미리 알았더라면 1) 연구 방향을 어느정도 채용공고가 몰리는 쪽으로 맞출 수 있었을 것이며 (요즘 검색/HCI 분야의 Keyword는 'Social'입니다.) 2) 교수 채용시에 중요한 요건이 되는 티칭이나 연구 Grant 신청 등의 경험을 더 쌓고 3) 지도교수님 이외에 적어도 2인의 추천인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교수직 지원 과정에 대해 다루었는데, 다음번에는 (IT) 회사 인터뷰 준비를 다룰까 합니다. 최근 IT 기업 면접의 핵심이 되는 프로그래밍 인터뷰 준비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룰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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