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살아남기

유학생활 : 2007. 11. 3. 11:40   By LiFiDeA

미국 생활 시작한지 이제 두달 남짓, 아직 어떤 판단을 내리기에도 충분치 않은 시간입니다. 하지만 유학 생활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후회없는 시간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감이 조금씩 옵니다. 예전에 “xx는 xx야!”하고 선언하는 개그가 있었죠. 저도 한번 해 보렵니다.


유학 생활은 암벽 등반이야!

너무 비관적인가요? 그러나 상당히 애착이 가는 비유입니다. 둘다 상당한 결심이 없이는 시작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일단 시작하면 계속 가야 합니다. 중간에 기댈 곳도 없고 멈추는 것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올라가면 상당한 성취감을 줍니다. 하지만, 성취감만으로 버티기에는 너무나 고되기에, 과정에서 즐거움을 발견해야 합니다. (올라가는게 목표라면 굳이 암벽을 택하지는 않겠죠 ;)

유학을 ‘암벽 등반’으로 생각하면 어떻게 임해야할지가 그려집니다. 우선 기본은 철저한 자기관리일 겁니다.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꾸준히 갈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해야 합니다. 낯선 상황에 봉착해서도 흔들리지 않도록 평소에 꾸준한 준비를 통해 여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경험적으로 볼때 타국에서 혼자 겪는 어려움은 종류에 관계없이 두 배는 힘듭니다.

절제와 극기로 생활의 질서와 기본적인 여유가 확보된 다음에는 주변을 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개방된 마음을 갖고 먼저 다가가는(stepping forward) 것입니다. 단일 민족에 비교적 획일화된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히 어려운 일입니다만, 개인의 영역을 소중히하는 미국에서는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아무도 자신에게 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립된 상태에서 젊은 날의 몇년을 지내는 것은 그리 권할만한 일이 아니겠죠.

마지막으로 자신의 일에서 지속적인 의미와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사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충분히 시간을 들여 할 수 있는 것”이 유학생의 특권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지난 두달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지켜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임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자로서, 더구나 유학생으로서 이를 잃는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으며 모든 것이 너무나 허무해집니다. 제 2의 생명처럼 여기며 지켜나갈 일입니다.

쓰고 나니 사뭇 비장한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본이 없이는 유학 생활의 낭만은 먼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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