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장한 행운

유학생활 : 2011.12.15 14:39   By LiFiDeA
대형 트럭에 차 뒤를 받혀 차가 반파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다행히 몸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차 뒷부분이 부서진 것을 보니 아찔했습니다. 주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사고 처리를 대강 마치고 보스턴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작은 사고라면 상대방과 자신의 부주의를 탓하고, 금전적 손해를 생각했겠지만, 이정도 규모의 사고를 만나니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그냥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죽음의 그림자가 살짝 스쳐가고 나니 삶에서 무엇이 진정 중요한 것인지가 명확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와서 정착을 하고 이제 조금 익숙해진 상태에서, 어느새 처음의 긴장감이 느슨함과 나태함으로 대채된 것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주변에서 너무나 많은 도움과 혜택을 받았음에도 배푸는 것에는 인색하지 않았나 합니다. 졸업 시기가 가까워진 학업에도 자신감을 넘어선 자만심이 스며들지 않았나 반성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손실은 많지만, 그 자리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더 중요한 것들로 채우려고 합니다. 운전과 미식 대신 운동과 건강한 식사, 네트워킹이 아닌 진짜 관계, 그리고 자존심을 세우기보다는 어느 때보다 낮은 자세로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마지막 학기를 보내려고 합니다. 어쩌면, 오늘 일은 변장한 행운(blessing in disguise)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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