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연구자의 교차점에서 - 마이크로소프트에서의 인턴 시작
유학생활 :
2010. 6. 7. 12:59 By LiFiDeA
바쁜 1학기를 끝내고, 논문을 한편 제출하고, 마이크로소프트 빙(Bing) 서치에서의 인턴 생활을 위해 시애틀에 온지 일주일이 되어서야 블로그를 쓸 여유를 찾게 되었습니다. 기복 없이 꾸준히 쓰려고 하지만, 글쓰기를 손에서 놓은지가 오래 될수록 다시 잡기도 힘들어지는군요. 그동안 학교에서 논자시 및 석사 학위 자격 심사를 통과하였고, SIGIR에 첫 논문을 내었으니, 변명거리가 없지는 않은가요.
대학원에서의 첫 3년을 마치고, 회사로 출근하여 첫주를 마치고 난 지금, 많은 생각이 교차합니다. 그동안 학교에서 보낸 시간과 내가 배우고 익힌 것들, 검색 연구라는 같은 일을 하지만 많이 다른 회사 사람들,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해야할 일들...
그중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학생과 연구자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그동안 학교에서 학업과 연구를 병행하였지만, 주로 성적과 논문으로 평가받고 '졸업'이라는 당면한 목표를 앞둔 상황에서,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연구자의 본분과는 조금 거리를 두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기 와서는 수억명이 매일 사용하는 검색 엔진의 성능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그 결과에 따라 평가받는 사람들을 만나고, 저도 같은 책임을 부여받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는 항상 사용자 데이터가 없는 것이 고민이었는데, 여기 와서는 너무나 많이 쏟아지는 데이터를 어떻게 감당할지가 고민입니다.
이는 분명 제가 꿈꾸던 일이지만, 막상 현실로 닥치자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학교에서 연구를 할 때는 제한된 데이터를 가지고 온갖 가정을 세워가며 결과를 내는 것이 가능했지만, 여기서는 충분한 데이터가 주어지는 대신에 그동안 엄청난 인원과 자원을 투입하여 갈고닦은 시스템의 성능을 높이지 못한다면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데이터를 얻는 일에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이를 검증하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기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도 큰 도전입니다.
어쨌든 이제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색 연구자로서 참으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단순한(?) 검색 모델들이 실제 현업에 적용되기까지 다양한 변형을 거친다는 점, 그리고 실제 그 정도 규모의 검색 서비스가 이루어지기까지는, 핵심이 되는 색인 및 검색 모듈 만큼이나 이를 감시하고 평가하는 지원 모듈이 중요하다는 점도 배웠습니다. 미국에서의 회사 생활,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조직의 시스템에 대해서도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앞으로 주어진 3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최대한 배워가려 합니다. 좀더 자주 이곳을 통해 소식 전하겠습니다.
P.S. 시애틀에 도착해서 찍은 사진을 몇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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