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글 검색에 대한 뉴스가 많습니다. 빙(Bing)에서 구글 검색결과를 모방한다는 이야기가 들어가기가 무섭게 JC Penny의 검색엔진최적화(SEO) 결과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SEO는 다양한 수단으로 검색엔진 랭킹을 높이려는 행위 및 주체를 가리키는데, 여기에는 검색엔진이 용인하는 방법 (White Hat SEO)과 허용하지 않는 (Black Hat SEO) 방법이 있습니다. 사실 미국에서는 SEO가 산업으로 성장할 만큼 활발한데, JC Penny같은 큰 회사에서 Black Hat SEO를 했기 떄문에 문제가 된 것입니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SEO를 통해 JC Penny가 얻은 이득을 다음과 같이 추산합니다.
The Keyword Estimator at Google puts the number of searches for “dresses” in the United States at 11.1 million a month, an average based on 12 months of data. So for “dresses” alone, Penney may have been attracting roughly 3.8 million visits every month it showed up as No. 1. Exactly how many of those visits translate into sales, and the size of each sale, only Penney would know.

구글의 반격

제가 주목했던 것은, 여기에 대한 구글의 대응입니다. 우선 JC Penny의 Black Hat SEO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한 후, 전체 질의의 12%가 영향을 받을 정도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하고, 이례적으로 그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그 주된 내용은 (사용자에게) 좋은 웹사이트와 나쁜 웹사이트를 구분할 수 있는 자동 분류기를 만들고, 이 분류 결과를 검색 랭킹에 적극 반영하는 것입니다. 구글이 '좋은 컨텐츠'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했다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Would you be comfortable giving this site your credit card?
  • Would you be comfortable giving medicine prescribed by this site to your kids?
  • Do you consider this site to be authoritative?
  • Would it be okay if this was in a magazine?
  • Does this site have excessive ads?
위 목록을 보면, 이번 업데이트가 단지 '스팸'을 가려내기 위함이 아니라, 웹사이트의 품질을 전반적으로 랭킹에 반영하기 위한 시도라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 결과로 주요 컨텐츠 팜 (퍼담기 등을 통해 불량 컨텐츠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사이트) 의 랭킹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Times, CNN, Wikipedia 등 양질의 컨텐츠를 보유한 사이트의 랭킹이 올라갔다고 합니다. 워낙 광법위한 변화라 대부분의 웹사이트에서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합니다. 

검색엔진과 정보 생태계

이번 사건은 구글이라는 단일 검색엔진이 인터넷 정보 생태계 전반에 갖는 막대한 영향력을 다시금 환기시킵니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힘을 남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와 같은 대규모 업데이트의 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은 웹사이트 운영자들에게 구글 랭킹을 높이기 위해 해야할 일을 주지시키기 위함일 것입니다. 즉, 구글은 공권력을 동원하지 않고도 웹 퍼블리셔들이 더 유용한 컨텐츠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구글에서 Web Spam 퇴치를 담당하는 Matt Cutts에 대한 묘사는 이러한 구글의 태도를 대변합니다.
Mr. Cutts sounded remarkably upbeat and unperturbed during this conversation, which was a surprise given that we were discussing a large, sustained effort to snooker his employer. Asked about his zenlike calm, he said the company strives not to act out of anger. You get the sense that Mr. Cutts and his colleagues are acutely aware of the singular power they wield as judge, jury and appeals panel, and they’re eager to project an air of maturity and judiciousness.
이처럼 정보나 상거래가 인터넷으로 집중되는 오늘날 검색엔진의 결과는 한 회사의 비즈니스 도구 이상의 의미를 띕니다. 모든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우선순위를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검색엔진의 역할은 정보 세상의 도로망을 까는 일에 비유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 글에도 썼지만, 우리 나라 검색 회사들도 더 나은 인터넷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힘써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추신 : 

구글이 사용한 것과 같이 문서 품질을 웹 검색결과에 반영하는 방법에 관한 논문이 이번에 저희 연구실에서 출판되어 소개합니다. 올해 2월 WSDM (Web Search and Data Mining)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따끈따끈한 논문입니다 ;)
이 블로그를 꾸준히 읽으신 분이라면 제가 시오노나나미의 팬이라는 점을 아실 겁니다. 시오노나나미는 보통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의 저자로 알려져 있지만, 저는 '남자들에게'라는 책을 읽고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수십년간 고대사에 대한 저작을 전문으로 했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일품이었습니다.

그 후 그녀의 책을 몇권 더 읽었지만, 최근에야 '로마인이야기 - 율리우스 카이사르 편'을 읽게 되었습니다. 카이사르는 로마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 가운데서도 시오노나나미가 '남자중의 남자'로 생각하는 인물입니다. 책을 읽으며, '남자들에게'를 통해 보여준 남성론의 사실상 모델이라고 할만한 카이사르라는 인물에 대해 다시금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은 책에 등장하는 카이사르의 위대함에 대해 써 보려고 합니다.

유연한 판단력

'남자들에게'를 보면 카이사르에 대해 '수재 타입은 아니지만 판단력이 뛰어난 남자'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처럼 시오노나나미는 '머리가 좋은 사람'과 '판단력이 뛰어난 사람'을 구별하는데, 카이사르는 후자의 대표격입니다. 다음 사례는 관습이나 상황 요인에 얽매이지 않고 독창적인 판단을 내리는카이사르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카이사르는 갈리아 전쟁에서 딱 한번의 후퇴를 경험하게 되는데, 그 때 그는 칼을 잃어버렸다. 갈리아인들은 그 칼을 전리품으로  거두어 자기네 신전에 모셔두었다. 이듬해에 다시 승리한 카이사르가  그것을 보았을 때, 측근들은 치욕의 증거물이니까 치워버리자고 했다. 그러나 카이사르는 이미 신앙이 대상이 되었으니까 그대로 두라고 했다.
웬만한 지휘관같으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을 일입니다. 하지만 카이사르는 비록 정복당한 민족이지만 로마에 진정으로 동화되기 위해서는 고유의 문화를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유연한 판단력은 전장에서 적군의 허를 찌르는 데도, 그 유명한 '루비콘의 강'을 건너는 데에도 발휘됩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

카이사르가 그 능력을 발휘했던 정치도 군사도 결국 사람을 다루는 일입니다. 시오노나나미가 묘사하는 카이사르의 일거수일투족에는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담겨 있습니다. 
나무라기만 하면 병사들의 사기를 꺾는 결과로 끝나기 쉽다. 그래서 카이사르는, 설령 무모함으로 끝났다 해도 너희들의 용기는 가상하다고 치하한 다음,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나 너희들이 전황의 진전이나 전투 결과를 총사령관보다 더 정확히 꿰뚫어볼 수 있다고 여긴 오만함은 용서할 수 없다고, 그리고는 이런 말로 질책을 끝냈다.  "나는 너희들에게 용기와 긍지 높은  정신을 바라지만, 그 못지않게 겸허함과  규율 바른 행동을 바란다."

옛 애인을 만났다고 하자, 같은  계층에 속해 있으니까 우연히 만날 확률도 높았을 것이다. 그런 경우 평범한 남자라면 난처하게 여긴 나머지 본의 아니게 모르는 척하고 지나칠 것이다.  그런데 카이사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내한테는 잠깐 가디리라고 말해놓고, 참석자들이  모두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당당히 옛 애인에게 다가가서, 그녀의 손을 상냥하게 잡으면서 묻는다.  "어떻게 지내시오? 별고 없으시죠?"  여자는 무시당했을 때 가장 깊은 상처를 입는 법이다.
이처럼 실패한 부하 병사에게나, 옛 애인에게나 카이사르는 자신이 관계를 맺는 상대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았습니다.

귀족정신

귀족이라는 말이 물질적 풍요와 동의어처럼 되어버린 요즘이지만, 본래의 의미는 자신의 지위나 품격에 걸맞는 행동양식(Noblesse oblige)을 가리킵니다. 카이사르는 욕심을 채우기보다는 신념에 충실한 삶을 지향했고, 스스로의 품격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진정한 귀족정신의 소유자'였습니다.
카이사르는 평생 동안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게 사는 것을 지향한 사나이기도 하다. 그의 신념은 국가체제의 개조이고, 로마 세계에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는 것이었다. 루비콘 강을 건너지 않으면, 즉 '원로원 최종 권고'에 굴복하여 군단을 내놓으면 내전을 피할 수 있겠지만, 새로운 질서 수립은 꿈으로 끝나게 된다. 그래서는 지금까지 50년을 살아온  보람이 없다. 보람없는 인생을 살았다고 인정하는 것은 그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분노나 복수는 상대를 자신과 대등하게 여기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고 일어날 수 있는 행위다. 카이사르가 평생 이것과 무관했던 것은 분노나 복수가 윤리 도덕에 어긋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우월성에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월한 자신이 왜 열등한 타인의 수준으로  그들과 똑같이 분노에 사로잡히거나 그들과 똑같이 복수심을 불태워야  하는가. 
다른 사람보다 스스로 우월하다는 인식이 자칫 '자만심'이 될 수도 있지만, 위 글에서처럼 스스로의 행동에 높은 기준을 세우고 지키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치며

위에서 언급한 위대함의 조건의 공통점은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로마인 이야기'에 드러난 카이사르는 많이 배우거나 재력을 갖춘 인물은 아니지만, 이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을 일구어냅니다. 그는 또한 조숙한 천재라기보다는 젊은 시절 경험한 많은 방황과 실패를 토대로 비교적 늦은 나이에 업적을 이루어낸 대기만성형에 가깝습니다.  

예전에 '빌게이츠가 우리나라에 태어난다면...'식의 유머가 유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카이사르가 현재의 우리나라에 태어난다면 과연 어떤 업적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스팩 경쟁 열품 등에 휩싸여 자격증이나 영어 공부 등에 젊은 날을 대부분 보내지 않았을까요. 또한, 창업자들의 실패를 자산으로 여기는 실리콘벨리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창업이든 취직이든 실패한 사람이 다시 일어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환경의 불리함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 성공하는 사람의 조건이긴 하지만, 다양한 성공의 사례를 가르치고 젊은이들의 실패에 좀더 관대할 수 있다면 카이사르와 같은 인물이 좀 더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예전에 구글의 진짜 경쟁력은 유연성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최근에 데이터에 기반한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구글의 실험 인프라에 대한 논문이 나왔습니다. 예전 글에서 "On most Google queries, you’re actually in multiple control or experimental groups simultaneously"라는 구글 엔지니어의 말을 인용했었는데, 이 논문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그런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 소개하는 핵심 개념이 Multi-factorial Experimental Design입니다. 한번에 한가지 요인(Factor 혹은 Parameter)을 통제하는 일반적인 실험설계와 달리, Multi-factorial Experimental Design에서는 한번에 여러 요인을 동시에 변화시키며 결과를 관찰합니다. 물론 변화시키는 요인 간에는 서로 간섭이 없는 독립성이 보장된다는 조건이 붙지만, 한 데이터에 대해 N가지의 요인을 동시에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실험에 필요한 데이터의 양이 1/N로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검색 데이터를 가진 구글이 데이터를 아끼기 위해 이런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저자들의 설명을 들어봅시다.

The solution we propose in this paper is to partition the parameters into subsets, and each subset contains parameters that cannot be varied independently of each other. A subset is associated with a layer that contains experiments, and traffic diversion into experi- ments in different layers is orthogonal. Each query here would be in N experiments, where N equals the number of layers.

이들이 소개하는 구글의 실험 인프라는 단지 N개의 실험을 동시에 진행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습니다. 실험을 위해 분리된 트레픽의 일부를 본 논문에서는 도메인(domain)으로, 파라메터의 일부를 레이어(layer)로 정의하는데, 도메인은 레이어를 그리고 레이어는 서브 도메인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즉, 한 실험 내부에서 좀더 세분화된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성공적인 실험을 거쳐 런칭에 들어가는 기능에 대해서도 같은 인프라를 사용한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즉, 런칭에 사용할 트레픽을 따로 분리하는 대신에, 런칭될 기능을 일종의 기본값으로 정의하고, 실험 설계에 따라 그 값을 덮어쓰도록(override)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다양한 실험에 영향을 끼치지 않고 특정 기능을 서서히 런칭할 수 있습니다. 

Defining launch layers in this way allows us to gradually roll out changes to all users without interfering with existing experiments and to keep track of these roll-outs in a standardized way. The general usage of launch layers is to create a new launch layer for each launched fea- ture and to delete that layer when the feature is fully rolled out (and the new parameter values are rolled into the defaults). Finally, because experiments in launch layers are generally larger, they can be used to test for interactions between features.

아래 다이어그램은 위에서 설명한 실험 인프라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맨 위에 모든 트레픽에 걸쳐 파라메터 일부에 대한 기본값을 제공하는 런치 레이어가 있고, 그 아래 트레픽 일부에 대해 다양한 파라메터 조합을 테스트하는 실험 레이어가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실험 레이어는 여러 도메인으로 나뉘고, 각 도메인의 레이어는 또다시 도메인과 레이어를 포함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이 논문은 이밖에도 구글의 실험 인프라에 대한 여러 디테일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중 흥미로웠던 점은 CTR (click-through rate)과 같은 지표가 표준화된 형태로, 그것도 실시간으로 실험자에게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어떤 실험을 누가 하더라도 일관성 있는 결과를 빠르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여러 팀에서 작업한 결과물이 투명하게 평가되고 실 서비스에 즉시 반영될 것입니다. 저자들은 마지막으로 여기에 소개한 인프라가 구글의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수치적 결과를 소개합니다.



작년에 Bing에서 인턴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검색이라는 대용량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실제 서비스에 사용되는 프로덕션 시스템 만큼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이 논문은 구글과 같은 큰 조직에서 어떻게 데이터에 근거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줍니다.  최근 구글도 관료화되었다는 말이 많이 나오지만, 적어도 이 논문을 읽어보면 윗선에서 떨어지는 명령에 의한 일방적인 의사결정이나, 조직간의 정치적 알력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작용할 여지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맺음말

많은 사람들이 구글의 '현재 모습'을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이 논문에서 알 수 있듯이 구글의 진짜 힘은 혁신의 결과물이 아니라, 혁신을 지속하고 가속화하는 이러한 인프라일 것입니다. 이 논문에 공개된 내용을 따라한다고 해도, 그것이 구글의 최신(bleeding edge) 기술이라고 믿기는 어렵고, 그 사이에 그들은 또 저만치 달아나 있을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실험 인프라도 이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요즘 많이 들리는 말입니다만, 조직 전체에 혁신을 체질화하는것만이 이런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여기서의 혁신은 일회성의 구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데이터에 근거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문화와 인프라일 것입니다. 

작년에 Gmail에 도입된 유용한 서비스가 Priority Inbox입니다. 작년에 구글이 Buzz 및 Wave등으로 한창 삽질(?)을 하고난 이후라서 처음에는 그 유용성에 대해 반신반의했었지만, 처음에 몇개의 Email을 Important / Not Important로 레이블링 해주고 난 후에는 거의 100% 올바른 분류를 하는 것을 확인하고 놀랐습니다.

오늘 연구실 동료의 트윗에서 Gmail Priority Inbox의 알고리즘을 소개한 Technical Paper를 발견하고 읽어 보았습니다. 그동안 저처럼 궁금하셨을 분들께 간단히 소개합니다. 평소 기계학습이 '주어진 알고리즘을 갖다 쓰는 것'이라고 여겼던 분들이라면, 단순한 Regression Model을 주어진 Learning Problem에 적용하는 과정에도 굉장히 많은 고려가 필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The Learning Problem

잘 아시겠지만, Regression은 주어진 Feature를 가지고 실수값을 갖는 Label을 예측하는 기법입니다. 우선 메일의 중요도를 나타내는 Label을 살펴보면, 메일 도착 후 일정시간 이내에 사용자가 특정한 액션(open, reply 등)을 취하는 경우를 중요한 메일로, 사용자가 보고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경우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사용자의 Explicit Label과 함께 Implicit Action을 모두 학습에 활요하는 것입니다. 

또한 아래와 같은 다양한 Feature가 학습에 활용됩니다. 이메일의 기본 Feature에 Label까지 활용하는군요. 
Social features are based on the degree of interaction between sender and recipient, e.g. the percentage of a sender’s mail that is read by the recipient. 
Content features attempt to identify headers and recent terms that are highly correlated with the recipient acting (or not) on the mail, e.g. the presence of a recent term in the subject. 
Thread features note the user’s interaction with the thread so far, e.g. if a user began a thread. 
Label features examine the labels that the user applies to mail using filters

다음은 실제 학습 알고리즘입니다. 기본적으로는 Logistic Regression을 사용하지만, 모든 유저의 데이터에서 학습한 내용과 개별 유저로부터의 학습 내용을 모두 학습에 사용하기 위하여 Transfer Learning을 사용합니다. Transfer Learning은 모델을 학습한 도메인과 적용할 도메인이 다를 경우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다음 다이어그램은 이러한 학습 과정을 시각화합니다.


알고리즘에서 또 하나 이채로운 점은, 각 메일에 대한 Important / Not Important의 결정을 내리는 기준(threshold)을 사용자의 Explicit Label을 사용해 개인화한다는 점입니다. 각 사용자 별로 중요한 메일의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이는 자동화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Production

개발된 알고리즘을 수백만의 사용자가 매일 사용하는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입니다. 논문에서는 구글 컴퓨팅 클러스터의 기본 데이터 구조인 BigTable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자세히 밝히고 있습니다. 사용자별 학습 알고리즘 수행의 부하를 각 Core에 나누는 과정도 흥미롭습니다.

Result

논문에서는 위에서 설명한 Global Model과 Per-user Model의 조합, 그리고 사용자별 중요도 기준의 개인화를 통해서 에러율을 상당부분 낮출 수 있었다는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또한 Industry Paper답게 Priority Inbox의 도입이 Gmail사용자들의 메일 사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만들었는지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The ultimate goal is to help Gmail users. We analyzed the time Google employees spent on email with and without Priority Inbox. Averaging over Googlers that receive similar volumes of mail, Priority Inbox users (approx. 2000 users) spent 6% less time reading mail overall, and 13% less time reading unimportant mail. They are also more confident to bulk archive or delete email.

마치며

겨우 4장짜리 논문이지만,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실제 문제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간결하면서도 명쾌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때 기계학습이 알고리즘의 인풋과 아웃풋만 알면 블랙박스처럼 활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때도 있었지만, 위 논문만 읽어 보아도 학습 기법의 실전 활용에는 상당한 지식이 필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기타 재미있는 디테일이 많으니 관심있으신 분들꼐 일독을 권합니다.

2011년 새해인사

공지사항 : 2011. 1. 4. 11:12   By LiFiDeA
해가 바뀌고도 어느새 며칠이 지났습니다. 작년 한해 있었던 일을 돌아보니,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석사 과정을 마치면서 논자시를 통과했고, SIGIR과 CIKM학회에 참석했고, 여름에는 Bing 서치에서 인턴을 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한해였지만, 실제로 얼마나 배우고 성장했는지는 의문입니다. 한해동안 읽은 논문과 책을 따져보니, 제작년보다 양적으로는 오히려 덜 읽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 초에 '성장과 성숙의 한해'를 만들겠다고 했었는데, 내실을 다지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성과에 치중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대학원에서 4년차 하고도 한학기를 더 보낸 지금, 연구자로서의 역량이 꼭 논문 발표 횟수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 갑니다. 비슷한 주제에 대해 논문을 쓰다 보면 어느 정도 자신만의 틀이 생기고, 논문을 쓰는 일이 처음만큼의 노력을 요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계속하다가는 일을 하면서도 발전이 없는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논문쓰는 공장'이 된 듯한 느낌을 받을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의 목표는 기존의 틀을 꺨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이미 주어진 Task에서의 성능을 몇 %올리는 연구보다는, Task 자체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줄 수 있는 연구 말입니다. 물론 이런 시각을 얻는 것, 그리고 이를 논문에 표현해 내는 것은 '깊이'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꾸준한 학습과 경험만이 그러한 깊이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공부가 주업이라는 대학원 생활도, 년차가 쌓일수록 내실을 다지기보다는 실적을 쌓는데 주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미 많이 배웠다는 섣부른 포만감도,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고민도 아마 그 원인일 것입니다. 하지만, 처음 진학했을 때 항상 마음에 품고 다니던 배움과 지식에 대한 갈망, 꾸준히 간직하고 싶습니다. 

작년 한해를 값지게 해주신 많은 분들꼐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